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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는 안목을 길러야겠다. 작년에 사고 읽은 책들 목록을 쭉 살펴보니 많이 사고 읽지도 않았지만 시간 낭비, 돈 낭비만 한 책들이 너무 많다. 시시한 책을 구입한 것은 출판사의 마케팅 전략에 말려든 것이라 치더라도, 시시한 책을 읽은 것은 한번 책을 잡으면 웬만해서는 끝까지 읽어야 하는 내 독서습관 때문이다. 올해는 조금 읽다가 아니다 싶은 책은 과감하게 버려야겠다. 일단 시시한 책들부터 처분하자.
(1) 페이지수에 비해 정보량이 많은 책, (2)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설득력 있는 책, (3) 문장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책을 고를 것.
출판사 사람을 만났다. 일 때문이라면 굳이 만나지 않아도 되었지만 예전부터 나를 만나고 싶었다고 했다. 오래전 내가 동호회에서 활동할 때부터 내 글을 읽고 팬이었다고 했다. 지금도 록 음악을 좋아한다고 했다. 신기하다. 내가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이 과거의 내 존재를 기억하다니. 그리고 내가 번역한 책들을 감명 깊게 읽었고 출판사에 취직해서 나와 함께 일해서 좋다니(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일을 하고 싶다니).
몇 가지 당혹스러운 질문을 받았다. 미혼이세요? 약간 당황했지만 순발력을 발휘해서 조만간 결혼할 거라고 대답했다. 이 사람은 나의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일까. 술, 담배를 안 하면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세요? 가끔 이런 질문을 받기 때문에 이를 위해 준비해둔 대답이 있다. 원래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체질이라고 대답했다. 번역 일로 생활이 되세요? 이런 질문은 정말 오랜만이다. 내가 어떻게 둘러댔는지 기억이 안 난다. 다만 속으로 약간 불쾌했던 것은 그렇게 생계를 걱정하면서 번역료 흥정을 하려 했다는 점이다. 번역가의 생활수준이 걱정된다면 출판사가 그만큼 대접을 해주면 되는데 말이다. 내가 그 출판사와 일한 번역가 중 몸값이 제일 비싸다고 했다. 대신 일을 잘 하잖아요. 이런 말을 해주려다 말았다. 기억에 남는 만남이었다. 지나치게 솔직한 타입일 뿐 나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것도 고마웠고, 덕분에 좋은 술집도 알았다. 아, 생각해 보니 여자분이랑 첫만남에서 같이 술을 마신 것은 난생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게다가 어제는 눈도 내렸지.
마침 종로에 갈 일이 있어서 겨울 산행을 준비할 겸 파타고니아 매장에 들렀다. 가격 부담이야 있지만 디자인이 이쁘고 국내에서 희소가치도 있고 무엇보다 '친환경'이라지 않은가. 물론 환경을 정말 생각한다면 친환경 상품을 고를 게 아니라 소비를 줄이는 게 정답이지만, 올해는 기어코 겨울산을 올라야겠기에 종로5가로 향했다.
종로5가는 대형약국만 많은 줄 알았는데 뒷골목 구석구석에 등산용품점도 정말 많다. 매장에 들어갈 때만 해도 막연히 패딩 잠바를 구입해야 하나 생각했지만, 점원의 친절한(물론 나의 집요한 질문 때문이었지만) 설명을 들으니 대충 개념이 잡혔다. 겨울 산행에는 땀을 흡수하고 배출하는 내의, 보온을 해주는 내피, 바람과 습기를 막아주는 외피, 이렇게 세 개가 필요하다. 내의는 있고 외피도 기능성 아디다스 재킷을 입으면 되니 내가 구입해야 할 것은 내피였다. 한데 정작 눈이 가는 것은 외피였다. 겨울산은 무조건 두툼한 패딩을 입어야 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것 말고도 예쁜 재킷이 많았다. 할인매장이라 색상이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니트류의 가벼운 옷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런데 막상 입어보니 손이 완전히 덮일 정도로 팔길이가 길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파타고니아는 내 체형에 맞지 않는 브랜드였던 것이다. 그래서 내의로 입는 셔츠와 따뜻한 털모자만 구입하고 내피는 다른 데서 사기로 했다. 종로5가는 아울렛이고 무교동에 파타고니아 정식 매장이 있다. 그곳에도 잠깐 들렀는데(코오롱빌딩 지하1층인데 간판이 없어서 찾기가 어렵다) 조끼가 너무 예뻐서 하마터면 살 뻔했다. 쇼핑을 나가면 한 번에 원하는 것을 사는 경우가 드물다. 친구랑 일요일에 파주 첼시 아울렛에 갔었는데 거기서도 내내 돌아다니기만 하고 정작 사려고 했던 가방은 못 고르고 스웨터만 구입했다는. 날이 풀리면 자전거를 끌고 김포공항 롯데몰에 한번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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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창 at 01/08 책 처분이라 하시니 저도.. by starla at 01/08 잘 참으셨습니다. 조끼 .. by starla at 12/27 조끼가 눈 앞에 아른거.. by 비창 at 12/27 쇼핑은 정말 판단력과 .. by starla at 12/27 접수했습니다요! by 비창 at 12/08 체한 듯. ㅋㅋㅋ 알모도.. by starla at 12/08 체하시겠어요. 좋은 영화.. by 비창 at 12/08 오늘 <트리 오브 라이프.. by starla at 12/07 역시 번역가들은 정보검.. by 비창 at 12/02 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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